본 인터뷰는 강은수 작가의 전시작품 신'음에 대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2010년 1월 19일 신'음 전시장소 쿤스트독 갤러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 이번 전시 이름이 신’음인데, 제목의 의미?
신은 몸신, 음은 음악할 때 음이에요. 따라서 이 작품은 사운드에 주력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이 작품을 몸의 확장과 연결해서 보여주고, 그것이 소리로써 확장되어서 공간을 움직이고 공간들도 몸의 변형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고 싶었어요. 몸과 소리, 그 사이의 관계, 또는 그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변형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래서 사이 때문에 (‘) 를 넣었고, 사이의 공백을 통해 이 작품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또한 말 그대로 신음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신음은 몸에서 나는 소리이잖아요. 말은 거짓을 말할 수도 있는데, 몸에서 나는 소리는 우리 몸 자체에서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 지녀요.
또 하나 덧붙이자면, 제가 소리에 관심이 큰 이유는, 저는 항상 사람들을 연결하고 만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비디오 프로젝션이나 사운드 프로젝션의 경우, 폭력적으로 사람을 억압하거나 밀치지 않으면서 소리, 즉 공기의 진동으로 사람을 만지고 지나가잖아요. 그래서 여기까지 작품을 발전시켜나가게 된 것 같아요.
2. 신'음 작품에서의 영상에 대하여
방울 모양들 있는데, 저는 이것들을 핑키라고 불렀어요. 핑크색이라. 이것들은 사실 생물도감에 있는 세포 사진이에서 가져온 것이에요. 그 모양들이 변형과 연결, 몸을 확장하고 접속하는 것과 맞는 것 같아서요. 변형하는 회오리 모양의 움직임은,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섞이는 것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상이었어요. 서로 결속하고 연결되어 하나가 되는 느낌이 나니까.
3. 신'음 작품에서의 음향에 대하여
제가 소리에 관심을 처음 가지게 된 것은 비디오 작업을 시작하면서 였어요. 비디오 작업에서 설치와 공간에서의 설치작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감싸안는 공간을 만드는데 집중하게 되었어요. 감싸안는 정도가 비디오의 경우 눈으로 보고 비디오와 사람의 몸과 겹쳐서 서로 최대한 가까운 거리를 만들어 내려고 하지만 그래도 공간의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었죠. 그러나 소리는 사람들이 공간을 추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매체에요. 그 자체가 공기의 움직임이라 항상 사람들의 몸을 건드리고 움직이며 변형되고 있어요. 그 전시(entangle)의 경우 거의 시각적인 효과를 넣지 않았던 이유가 소리만 들었을 때 그 자체로 사람들이 공간을 인식하고 나서 소리가 바뀌면 그 공간 자체가 바뀌는 거잖아요. 그 안에 있는 사람이 공간을 바꾸고,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그런 경향이 있죠.
4. 작업에서의 영감은 어떻게 얻는지?
저는 영감을 한번에 얻는 것이 아니라, 옛날에 했던 작품부터 쭉 이어져 온 주제가 있고 그곳에서 연관된 것들에서 파생되어 작품이 나오는 식이에요. 거기에서 새롭게 생각하고 느낀 부분들이 계속해서 추가되어 나와요. 이 작품과 관련되어 꿈을 꾼적이 있는데. 제가 두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제가 앉아 있고, 사람들이 저를 둘러싸서 저를 쳐다보는데, 그 사람들의 표정에는 걱정과 기쁨과 같이 여러가지 감정들이 섞여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 표정의 의도를 알 수 없어서 두려웠어. 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건지, 제물과 같은 존재 인 것인지 알 수 없었어. 그런데 갑자기 그 사람들의 모양이 일그러지며 흐려졌는데, 그 때 내가 몸이 물로 변하고 있어서 사물들이 일렁거리게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리고 그때 아, 내가 물로 변하고 있었지, 그게 내가 여기 있는 이유였지, 그럼 내가 일렁이다가 배수관으로 흘러가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 배수관을 지나가는 순간이 굉장히 두려웠어요. 그러다가 잠에서 깼는데, 그때 이 꿈이 미디어작가들이 스스로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민하는데의 답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꿈을 꾸고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고, 이 작품을 만들고 나서 이 꿈이 생각났어요
5. 작품에서 퍼포머 의상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제가 혼자 디자인 한 건 아니고, 친구 중에 패션디자인과 파인아트를 전공한 보 체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많이 도와줬어요. 전체적인 작품 이미지를 생각하고, 기능적인면을 고려, 작품에 컨셉에 맞는 것인가를 중심으로 생각했죠. 특히 모자의 경우 보가 디자인했어요. 스피커가 모자 안에 들어있는데, 그 부분을 특별하게 퍼포먼스와 연결된 부분이에요. 무용수가 관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걸려있는 옷과 접속하기 전에 끈이 없는 와이어레스 옷을 입고 있는데, 무용수 만의 껍데기라고 할까. 모자 속 스피커가 있는데, 움직일때 소리가 나고, 그렇지 않을 땐 나지 않아요. 무용수가 작품을 연결하는 끈이 되는 거죠. 소리로써. 그 스피커를 어디에 배치할까 고민하다가 모자에 두게 되었어요. 의상이 검정색인 것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시광선을 썼기 때문에, 다른 색을 쓰면 빛을 반사할 수도 있어서에요. 약간 잠수복 느낌도 나고, 생물체의 느낌도 나고 해서 전체적으로 잘 맞은 것 같아요.
6. 신'음 작품에서의 소통은 어떻게 구현되는지?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소통은 리액션이나 인터렉션이나 그것을 조정하는 관점에서 바꿔나가는게 아니라 서로서로 바꿔나가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해요.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소통이 관객과 예술작품과의 소통일까, 무용수가 퍼포먼스를 하면서 이뤄지는 소통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이 작품 속에는 다양한 관계맺기가 나타나고 있어요. 무용수가 무용을 할 때는 무용수가 어떤 객체로서 가운데 존재하고, 관객들이 무용수를 바라보고 있어요. 또한 무대 속에는 무용수 자체가 이 시스템과 교류하면서(상호작용) 만들어지는 관계가 있죠. 그 다음에 무용수가 무용을 끝내고 무대에서 나온 후 관객이 무대 속으로 들어가 참여하게 되면 서로의 관계가 바뀌는 거죠. 참여자의 입장은 주체, 보는 사람은 객체, 그래서 늘 주체와 객체가 변화될 수 있죠. 여러가지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 일어날 수 있게 열린 프로젝트를 시스템을 만드는게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추구하는 것 중의 하나이고, 그것이 이러한 결과물로 나오게 되었어요.
7. 이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이 어떤 감흥을 얻기를 기대하는지?
모든 사람이 다 자신의 방식으로 작품을 보는 것이에요. 시애틀에서 전시를 할 때 봤는데, 개개인이 얼마나 독특하고 개별적인 존재인지 깨달았죠. 워낙 사람들마다 반응하는 바가 달랐고, 저는 그게 내가 바라는 그림이라고 생각해요. 최대한 다양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것. 물론 기본적으로 모든 작품을 장난감으로 즐기는 것도 괜찮지만, 더 나아가 자기 자신들의 생각을 꺼내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8.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하여
저는 이 작업을 더 발전시킬 생각이에요. 이 작업이 지금은 공간에 머물고 있만, 원래 컨셉은 신체 확장이 공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몸이 갈 수 없는 공간까지 변형된 소리로 갈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에요. 또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계속 진행해볼 생각이에요. 현재는 University of Akron에서 뉴미디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무용,연기,음악,미술,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협업 과정을 만들고 있. 더 나아가 공대와 다른 인문대까지 확장하여 그것을 키워나가는 것도 제가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 인터뷰 : KoIAN 이경민 / 촬영, 편집 : KoIAN 추혜미 )
사진제공 : 강은수 작가
